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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계적 연구와 국가적 난제의 균형: 연구 생태계 혁신을 위한 인센티브 구조 개편 방안
담당부서 상의경제연구원 작성일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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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난제 쌓이는데 ‘한국경제’ 연구는 내리막” ... 연구 생태계 구조 개선 시급


- 商議, 국내 상위 경제학자 논문 6천여편 조사 ... ’25년 한국경제 연구 비중 8.4%로 ’99년 이후 최저 수준
- 국내 실증 근거 두터워져야 기업들 정책 예측가능성↑, 규제 대응 관련 불확실성↓
- 해외 저널 중심의 대학 평가, 시계열 짧고 연계가 제한적인 국내 데이터 등 제약 요인
- 제언: ①평가체계 다원화·인센티브 강화 ②데이터 거버넌스 혁신 ③장기 추적 연구와 정책 연계 지원

 초저출생·고령화·지역소멸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난제는 쌓이는데, 정작 국내 상위 경제학자들의 ‘한국경제’ 연구 비중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실증 연구를 통해 국가적 난제 해결과 기업 환경 개선을 뒷받침 하려면 연구자들에 대한 평가 및 보상구조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전 SGI)은 세계 최대 경제학 문헌 데이터베이스인 RePEc(Research Papers in Economics) 기준으로 국내기관 소속 상위 25% 경제학자* 112명의 논문을 조사해 분석한 ‘세계적 연구와 국가적 난제의 균형: 연구 생태계 혁신을 위한 인센티브 구조 개편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 RePEc의 국내기관 소속 상위 25% 경제학자 기준은 양적지표(논문수, 총 페이지수, 초록 조회수 등), 질적지표(인용횟수, 임팩트 팩터 등), 네트워크 지표(공동 저자의 수와 명성, H-index 등) 등을 종합해 순위를 산출

 보고서에 따르면 1987~2025년 국내 상위 경제학자 112명이 유명 학술지에 게재하여 RePEc에 등록된 논문은 6,149편으로, 이 가운데 한국경제를 직접 다룬 논문의 비중은 13.1%에 그쳐 중립적 연구(66.5%)나 해외경제 분석(20.4%) 비중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RePEc에 등록된 국내 대학·연구기관 소속 경제학자의 논문을 파이썬 기반 자동 수집 기법으로 수집. 논문 제목과 요약에 포함된 국가·지명 키워드를 기준으로 '한국경제 분석'(Korea, Seoul 등 국내 지명 포함), '해외경제 분석'(주요국·경제블록 명칭 포함), '중립적 연구'(특정 국가와 무관한 이론·방법론 연구)로 분류

 특히 국내 경제학자의 한국경제 연구 비중은 2010년대 10%대 중반(평균 15.7%)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2020년 이후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해, 2024년(8.1%)과 2025년(8.4%)에는 1999년(6.9%)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한국경제 연구 비중이 지난 10여년 간 하락 추세를 보인 반면 해외경제 분석 비중은 2010년대 18.6%에서 2020∼25년 23.2%로 높아졌다.




 출생연도로 보면 젊은 연구자들의 국내 연구 기피 현상이 더 뚜렷이 나타났다. 1950년대생(17.1%), 1960년대생(13.2%), 1970년대생(15.5%)은 한국경제 연구 비중이 10%를 상회했으나, 1980년대생 신진 연구자 그룹에서는 5.1%로 낮았다. 세대별로 초기 경력 6년간을 분석해 보면 1970년대생의 비중이 8.0%로 다소 높으나 전체 평균은 6.0%로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연구 공백이 산업 현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연구위원은 "제도를 설계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산업 데이터에 기반한 실증 분석이 뒷받침될수록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규제 도입이나 노사 갈등에 대응하는 기업의 불확실성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낮은 한국경제 연구비중은 해외저널 중심 평가체계, 공동연구 확대, 데이터 가용성 등에 기인

 보고서는 국내 상위 경제학자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분석 비중이 낮고 특히 연구 경력 초기에 중립적 연구나 해외경제 연구에 집중하는 원인을 세 가지로 꼽았다.

 우선 해외 저널 게재 실적 중심의 대학 평가 체계다. 상위 5대 경제학 저널에 논문이 게재될 확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이슈를 다룬 논문은 저자 소속과 분야와 관계없이 게재 확률이 2.5%포인트 높았는데, 이는 상위 5대 경제학 저널 편집위원의 약 90%가 미국·유럽 소속인 점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의 현안을 깊이 파고들수록 해외 최상위 저널 게재 가능성은 낮아지는 구조인 셈이다.
* Das et al.(2013), "U.S. and Them: The Geography of Academic Research," Journal of Development Economics

 국내 대학에서 승진 등 교원의 업적을 평가할 때 해외 SSCI급 논문 실적이 절대적 기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국내경제 연구가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된다. 김천구 연구위원은 “국내 신임 교수가 정년보장(테뉴어)을 받으려면 SSCI급 해외 저널 게재가 필수 조건인 점을 감안하면 연구경력 초기에 한국경제 연구 비중이 낮은 것은 경제학자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계 전반에 공동연구가 확대되는 흐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의 분석대상 논문을 보면 1990년대 이후 국내 상위 경제학자의 공동연구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대학 경제학 교수진의 80% 이상이 해외 박사 출신으로, 귀국 후에도 유학 시절 쌓은 해외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그대로 이어가는 경우가 많아 국내경제 연구 비중이 낮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국내 데이터의 가용성 문제도 존재한다. 보고서는 미국 등 주요국은 수십 년간 축적된 가계·기업 패널 데이터를 갖춰 유의미한 분석 결과를 찾기에 유리한 반면, 국내 데이터는 시계열이 짧고 정책 수요 변화에 따른 설문 문항변경이나 산업분류 개편 과정에서 시계열이 단절되는 경우가 있어 연구자들이 정제된 해외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언] ①평가체계 다원화·인센티브 강화 ②데이터 거버넌스 혁신 ③장기 추적 연구와 정책 지원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이슈를 다루는 연구도 한국 경제학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토대이지만, 국내 경제 이슈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다면 정책현장에 필요한 고품질 실증 연구와 혁신적 아이디어의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산업 현장의 데이터와 문제의식이 연구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다시 국가 정책과 기업 경영의 근거로 환류 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며 학계 지원 확대 등 포함한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평가체계 다원화 및 인센티브 강화다. 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국내 실증연구가 학계에서 정당한 트랙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교원 평가·임용 기준을 다원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 분석과 정책 연구를 해외 저널 게재 실적과 동등하게 평가하는 ‘독립된 평가 축’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계량·이론에 치우쳤던 기존 포상 관행에서 벗어나, 실증성·정책 채택 가능성 등 과정과 기여를 중심으로 국가적 난제에 해법을 제시한 연구자를 포상하는 ‘국가 난제 해결상’(가칭) 신설도 제안했다.

 데이터 거버넌스 혁신도 필요하다. 부처별로 흩어진 공공 미시데이터와 민간 기업데이터를 안심 분석환경에서 결합·분석하는 원스톱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며, 그 과정에서 산업계도 보유 데이터와 현장의 연구 수요를 제공하는 한 축을 맡을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 추적 연구와 정책 연계 지원이다. 우수한 실증 연구가 학술지 게재에서 끝나지 않고 입법·정책으로 이어지도록 브릿지 펀딩을 조성하고, 전미경제연구소(NBER) 같은 민간 비영리 경제연구기관 설립도 검토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공통으로 직면한 초저출생과 고령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아예 ‘양국 공동 연구 과제’로 키우는 방안도 정책 연계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최근 대한상의가 일본상의와 함께 출범한 ‘한일 저출산 대책 교류위원회’처럼 양국 공동 연구 협력을 정책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박양수 대한상의 연구원장은 “본 연구는 연구자들의 학문적 기준을 낮추거나 고립을 자초하자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연구와 국가적 난제 해결 사이의 균형을 되찾자는 취지”라며 “기업·산업 현장에서 구조적 난제를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경제단체로서, 그 해법을 뒷받침할 연구 역량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짚어본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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